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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과연 얼마나 무서워 해야할까? - 2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09-09-18[11:12]    조회수 : 9040   

1. 통계에 대한 개념 가지기

처음 인용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야기는 통계에 대한 개념을 무시하거나  bias를 적절히 활용하는 말입니다. 사망율 혹은 치사율로 표현되는 case-fatality rate는 전적으로 신종플루의 병원성(pathogenicity)에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쉬운 예로 타미플루라는 약이 없으면 현재 신종플루의 병원성에  변동이 없더라도 사망율은 증가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병원성 보다는 좀더 확장된 유독성(virulence)은 신종플루가 사람의 몸속에서 상호작용을 한 결과로 나타난 증상의 심각성을 이야기 합니다. 이 개념으로 봐도 역시 사망율/치사율을 단독으로 결정하는 요인이 아닙니다.

치료약의 존재나,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같은 질병이라도 나라와 시기에 따라 신종플루의 병원성 혹은 유독성과는 별도로 사망율/치사율(case-fatality rate)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종플루 자체의 병원성과 유독성을 감안하지 않고 이런식으로 신종플루가 계절독감과 다를바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이 정부 당국자라면 국민들이 더욱 걱정으로 밤을 지새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모가 생계 걱정을 하지 않으면 자식이라도 걱정을 해야 하기 마련이죠.

2. 37.8C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37.7C

신종플루가 기본적으로 독감이기 때문에 독감시즌에 감염자 수가 늘어나고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당연합니다. 더우기 신종플루의 증식 속도(reproductive rate)와 감염속도(transmissibility)가 계절독감보다 훨씬 빠르다는데는 거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므로 현재를 기준으로 “표본감시기관 환자 수가 1000명당 2.6명 이상이 돼야 하지만 현재 1.81명에 그치고, 사망자와 중증환자 수, 확산 속도 등도 평가해야 한다”는 천하태평식 응답은 앞으로  플루시즌을 감안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대한의사협회의 말보다 더욱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말입니다.

감소할 요인보다 증가할 요인이 많다는 합리적 예측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소 잃고 나면 그때가서 외양간 고치자고 하는데 소 잃을까봐  불안하지 않을 사람 없습니다. 수학모델을 사용한 예측의 경우 신종플루의 감염속도(transmissibility)를 계절독감의 2배 이상으로 잡는 것은 심심해서가 아닐것이라는 추측을 해 봅니다.

3. 사망율/치사율도 높지 않은 신종플루를 왜?

사망율도 높지 않은 병을 괜히 무서워하고 심지어는 계절독감에 비해서도 더욱 무서워할 이유가 없는데 왜 신종플루 때문에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는 매우 냉정한 모습을 보일려고 애쓰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계절독감의 사망율은 약 0.1%이고 매년 3만-4만명 정도가 사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사망 숫자가 이 근처에도 가지 못한 신종플루를 염려하는 것은 난센스가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현재 사망율 0.5%짜리 병을 계절독감처럼 무심하게 내버려 두면 과연 매년 몇 명이나 사망할까요?  좀 겁이 많은 의사들은 million단위로 사망할 것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어쨌던 다섯배 이상 사망율이 높다는 산술적인 계산으로도 상당한 숫자가 나옵니다. 거기다가 증식속도와 감염속도도 더 빠른 신속함까지 구비한 바이러스라면 현재까지의 사망자 숫자만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정보가 많고 너무 이릅니다.

신종플루가 계절독감과 차이를 보이는 잠재력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가 있으므로 생략하고, 계절독감을 별거 아닌 것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좀 알고 싶습니다. 어릴 때 자주 들어 왔던 말 중에 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정확하게 만병인지는 모르겠지만 감기로 인해 다른 많은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 일일이 보고도 하지 않을 뿐더러 알려고 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기에  계절 독감은 알려진것 보다 사실상 심각한 병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매년 이렇게 정기적으로 희생자가 나온다고 해서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신을 개발하는 사람도 있고, 의사들은 매년  백신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감기나 독감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문제이지 독감 자체가 우스운 것은 아닙니다.

계절독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도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않될 것입니다.

4. 그럼 신종플루가 무서워서 벌벌 떨어야 할까요?

과학적/의학적 사실이 두려운 사람에게 두려워 하지 말라고 할 때는 그러한 과학적/의학적 사실에 대한 두려움을 상쇄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무작정 두려워 하지 말라는 말처럼 무책임한 말은 없습니다. 때로는 적절한 두려움으로 방어능력을 갖추는것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을 근거로 볼 때 신종플루는 무서워서 벌벌 떨어야 하는 병은  결코 아닙니다. 다시 한번 통계숫자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망율/치사율을 이야기 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의 사망율과 적절한 치료를 받고도 발생하는 사망율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신종플루의 잠재력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았을 경우 신종플루가 얼마나 치명적일 수가 있는 것인가 즉 병원성(pathogenicity)  혹은 유독성(virulence)을 가늠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율과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예방과 치료에 따라서는 신종플루 사망율이 나라에 따라서는 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거나, 이론적으로는 사망율 0도 가능합니다.

한국내에서 발생한 신종플루 사망은 신종플루의 병원성 혹은 유독성에 그 책임을 모두 돌릴 수 없고 시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은  인재가 섞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계산된 사망율은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균 0.5%의 사망율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적절한 치료와 예방이  없을 경우 신종플루의 병원성과 유독성이 계절독감보다 우려해야 하는 수준으로 보아야 할 근거가 되는 것이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 사망율이 순수한 신종플루의 병원성과 유독성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신종플루에 감염되기만 하면 이정도 비율로 사망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거나 치료시기가 너무 늦어서 사망한 예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일시적인 사망율 변화나  겉으로 나타나는 단순한 통계 숫자에 의해 과도하게 불안해 하거나 무서워 할 이유도 없습니다.

5. 나중에 “오해”라고 하기 없기

대한의사협회의 견해에 개인적으로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과학적/의학적으로 신종플루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는 먼저 기초과학/의학 입장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병원성과 유독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감염속도와 증식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나 치료를 놓치는 사람의 수도 증가할 가능성도 높으므로 사전예방 차원에서 부족한 대책보다는 조금 과한 대책이 안전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부차원에서의 사전예방과 관련한 대책 논의이지 불안감 조성은 아니며, 이것을  적절히 해석하지 못하고 곧바로 국민들의 불안감 조성이라고 표현하고 보도하는 자체가 바로 불안감 조성이 될 것입니다.

과학적/의학적 사실이 부정적이기만 하면 국민 불안을 조성한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다분히 정치적인 마인드가 앞서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보다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면 나중에 “오해”라는 변명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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